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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희, 예능도 해설도 펜싱처럼 '능수능란'(인터뷰)

작성일 2021-07-08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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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렵한 몸동작으로 매섭게 펜싱 검을 휘두르던 '땅콩 검객' 남현희가 마이크를 잡는다. 현역에서 물러나 후배들과 스포츠 팬들을 위해 전문 해설진으로 나선 것.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는 오는 7월 23일 개막하는 2020 도쿄 올림픽 MBC 펜싱 중계 해설위원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iMBC와 만난 그는 다부진 각오와 함께 후배들을 위한 힘찬 응원의 말들을 전했다.

이날 남현희는 해설위원은 "선수 시절 당시 '나를 온전히 드러내 주는 해설위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했다"며 "이렇게 소중한 기회가 온 만큼 후배 개개인의 장점을 잘 표현하고 부각해 대중에 고스란히 노출시켜 주고 싶다"고 전했다.

남 위원이 이번 해설을 위해 집중한 대목은 크게 두 가지다. 적극적인 공감과 친절한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것. 그는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선수들의 장단점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 내가 함께 경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최대한 되뇌며 해설을 연습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가 힘이 드는 순간엔 내 숨도 차오르고, 희열을 느낄 때 나도 빠져든다. 1초 찰나의 순간도 쉴 수 없는 자리라는 걸 여실히 느끼며 연습 중"이라며 "오롯이 이입해 시청자에게도 내가 느낀 현장감을 고스란히 전달할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남현희는 대한민국 펜싱계 전설로 기억되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통산 국제대회 메달만 99개다. 여자 펜싱선수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몸소 익힌 현장감과 평소 땀을 섞으며 함께 훈련한 후배들과의 공감은 따놓은 당상이다.

시청자 눈높이에 맞춘 친절한 설명도 빼놓을 수 없다. 남 위원은 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집중하고 있었다. 그는 "펜싱은 유럽 스포츠다. 발음도 용어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받아들이기에 아주 어렵다. 우리의 말로 바꾼 단어들도 통용되고 있다. 해석을 완벽히 해서 전달드리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신경 쓰겠다"며 "'툭' 치면 바로 읊을 수 있도록 해석 용어를 외우고 연습 중"이라고 설명했다.

 

펜싱은 더 이상 비인기 종목이 아니다. 긴장감 속에서 "할 수 있다"를 연신 외쳐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한 박상영 선수부터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활약한 남현희까지. 안팎으로 많은 이들이 펜싱 대중화에 기여했고,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린 모양새다.

이 대목에 남 위원 역시 적극 공감했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의 서러움을 알기에 아직 방심할 수 없다"는 그다. 남 위원은 "확실히 펜싱이라는 종목이 이전보다 많이 대중화됐다. 지금이 터닝포인트 기로에 서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표현했다.

 

이어 "펜싱 대중화 저변 확대를 위해 현역의 선수들은 큰 무대에서 드라마틱한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그들은 분명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줄 거"라며 "하지만 순간의 관심으로 끝나면 안 된다. 대중의 관심이 호기심으로 이어지고 룰에 대한 이해로 확산돼야 한다. 후자의 역할이 지금 해설진 마이크를 잡은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알아듣고,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간혹 해설위원이 경기에 집중해 이성을 잃고, 흥분해 본질을 벗어나 빈축을 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남현희 해설위원은 예외다. 이미 수많은 예능프로그램 경험을 익혀 방송에 최적화된 스포츠인이기 때문. 균형 잡힌 줄타기에 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곁에는 허일후 아나운서가 중계진으로 자리한다. 남 위원은 "베테랑 허일후 아나운서와 호흡을 맞춘다. 심리적으로 상대 해설위원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신다. 내가 완벽한 해설을 전달할 장을 마련해주시는 느낌이다. 씩씩하게 잘 전달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남 위원은 최근 '골 때리는 그녀들', '노는언니' 등 다양한 예능 활약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주로 몸을 쓰고 움직이는 예능 프로그램들이다. 운동선수 출신이니, 당연히 몸 쓰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예능은 거기에 멘트까지 더해져야 하기에 섭외 제안을 받고 부담이 느껴졌다"면서도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선수들의 예능 프로그램이라 흔쾌히 응했다"고 밝혔다.

특히 '노는언니'의 프로그램 취지가 와닿았다고. 그는 "운동만 하고 사느라 아무것도 못한 우리를 한 곳에 모아 행복한 시간을 선사해주는 취지였다. 남성 스포츠인들의 예능은 많았으나, 여성 스포츠인들을 위한 예능은 생소했다. 그 대목도 아주 획기적으로 느껴졌다"고 전했다.

남현희를 비롯해 박세리, 곽민정, 정유인, 한유미 등 '노는언니'들은 예능 프로그램 중 게임 한 판을 진행해도, 스포츠인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버리지 않고 열과 성을 다한다. 이 대목은 시청자 웃음 포인트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남 위원은 "같은 스포츠인들과 함께라 가능했다. '모 아니면 도', '할 거면 확실히'라는 마인드가 철저했다. 기왕 하는 거 내려놓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려고 한다"며 웃었다.

또 "팀전으로 진행하는 게임에서는 특히 그렇게 된다"는 그는 '골 때리는 그녀'에서는 승부욕이 배가된다고 밝혔다. 남 위원은 "축구 대결을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현역 시절 본능이 살아 움직인다"며 "부담은 없다. 숨이 차는 느낌을 아직도 즐긴다. 어느 순간 내가 가슴으로 트래핑을 하고 있더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으로도 '남현희표' 예능 활약은 꾸준히 볼 수 있을 예정이다. 그는 "현역 시절에는 독한 모습을 유지하려 애썼다. 우스워 보이면 안 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남들과 소통하고, 어우러지기 좋아하는 내 진짜 본모습을 보여줄 창구가 생겨 기쁘다"고 말했다.

 

이렇듯 펜싱, 해설, 예능 뭐 하나 허투루 하는 법 없는 야무진 남현희다. 그가 이토록 눈에 불을 켜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이유는 하나였다. 뒤를 따를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맥락은 분야 불문하고 한결같다는 것.

남현희는 "우리 선수들이 겪는 고충을 잘 알고 있다. 남성 선수들은 근육을 키우고, 기량을 최고치로 만들어두고서 군 복무를 해야 한다. 원점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라며 "여성 후배들이 겪는 고충은 또 따로 있다. 출산을 하면 몸의 변화가 심하다. 처음부터 몸을 만들어야 하고, 이전과 기본 체력 자체가 달라지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난 제왕절개로 출산을 하고서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정말 이를 갈고 독기를 품고 임했던 기억"이라며 "후배들에게, 내 딸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다. 1% 가능성도 충분히 부딪혀볼 만하다는 걸 몸소 입증할 거다. 결혼해도, 임신해도, 출산해도, 군 복무를 마쳐도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의 연장선에서 얼마든지 즐기고 일할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올림픽 기간을 위해 잠시 예능은 내려놓고 해설에 전력투구하겠다는 남현희. 후배 자랑에도 여념 없었다. 그는 "특히 이번 올림픽 펜싱 경기에는 종목별 관전 포인트도 넘쳐난다. 우리나라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 선수들 모두 기량이 엄청나다. 메달 획들에 기대를 걸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며 "전희숙, 박상영, 김지연, 최인정 등은 올림픽 무대를 밟아본 경험이 있다. 또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낼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태극마크의 무게를 잘 알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선수들끼리 경기보다 외국 선수와의 경쟁이 부담이 배가된다"며 "모두 힘 내주길 바란다. 나도 내 위치에서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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